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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fixes things

who fixes things
“So you're the boss, and the electrician, and the janitor. Must be a killer Christmas party.”

"I'm the one who fixes things"

영화〈브루스 올마이티〉에서 신은 청소부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황금 보좌에 앉은 왕도 아니고, 불타는 떨기나무도 아닌, 텅 빈 건물의 바닥을 대걸레로 닦고 있는 관리인. 그는 세상을 설계했지만, 그 세상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뜻대로 세상을 통제하려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주인공이 되려는 이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곳들을 묵묵히 손질한다. 나무를 심고, 바닥을 닦고, 망가진 것을 고친다. 그들이 세상이라는 이 게임을 더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그 세상을 완성한다.

영화를 다시 보며 창업자가 회사에서 해야만 하는 역할도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회사를 참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다.

어쩌면 창업자의 최종 목표는 스스로 불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창업자는 건물이 올라갈 때까지만 필요한 비계(Scaffold)다. 건물이 완성되었는데도 비계가 남아 있으면, 그것은 건물의 아름다움을 가리는 흉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