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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t of silence

cost of silence
Photo by Ernie A. Stephens / Unsplash

기술이 빠르게 바뀔수록, 한 회사를 다른 회사와 구별 짓는 것은 그 회사가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장은 이를 파악하기 위해 분기별 실적, 공식 인터뷰와 같은 회사의 공식 입장보다 리더의 정제되지 않은 사고방식을 보고 싶어한다. 리더가 어떤 데이터를 보고 있는지, 어떤 미래를 믿는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를 정제되지 않은 채 실시간으로 듣고 싶어 한다.

도널드 트럼프, 일론 머스크, 샘 알트만, 마크 저커버그, 다리오 아모데이등 지구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들이 시간을 내어 팟캐스트에서 2시간 넘게 자신의 이야기를 이야기한다. 여기엔 미리 짜여진 대본도 없고, 어떤 질문들에 대해서는 10분 넘게 침묵을 유지하다가 답변하기도 한다. 이러한 미국 팟캐스트 문화의 본질은 단순히 자유로운 수다가 아니라 어떤 시장의 리더가 자기 비전을 시장에 직접 주입하는 날것의 권력 인프라다.

한국은 아직 이 인프라를 갖지 못했다. 굳이 그렇게 해야 할 인센티브가 없다는 표현이 조금 더 정확한 것 같다. 우리는 리더가 침묵해야 안전한 사회에 살고 있다. 한국 사회는 작은 실수에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대신 리더의 두 시간짜리 사고의 흐름을 듣고 그중에서 신호와 노이즈를 구별할 인내심을 키울 수 있을까. 잘 다듬어진 한 페이지짜리 보도자료보다 다듬어지지 않은 두 시간짜리 인터뷰를 더 신뢰할 수 있을까.

AI 시대에 자본은 비전을 따라 움직인다. 그리고 비전은 결국 누군가의 말로 표현된다. 그리고 이 자본에 따라 인프라가 깔리고 인재가 움직인다. 따라서 말이 자본이 되는 시스템을 만든 나라가 다음 20년의 주도권을 가져갈 수밖에 없다. 미국은 이미 그 시스템을 갖고 있다. 한국이 이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면, 그 비용은 결국 한국 사회 전체가 치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