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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 day

meta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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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ll spend 100,000 hours working to earn money. Spend 100 hours learning how to keep it." - Michael Saylor

대부분의 사람은 평생 10만 시간을 돈을 벌기 위해 쓰면서, 정작 돈을 어떻게 다룰지 고민하는 데에는 100시간도 쓰지 않는다. 세일러가 짚은 이런 류의 사고를 나는 메타 시간(meta time) 사고라고 부르는데, 0.1%의 시간을 들임으로써 나머지 99.9%의 결과를 현명하게 바꿔내는 일을 가리킨다. 시간을 쓰기 위한 시간이자, 일하기 위한 일.

카파시가 제안한 LLM Wiki를 요새 개인적으로 열심히 쓰고 있다. 처음에는 관심 있는 자료를 정기적으로 모아 wiki에 ingest하고, 그 위에 /socratic이라는 변증법적 방법론 스킬을 호출해 우주에 대한 내 이해도를 높이는 데 사용했다. 그러다 이 방법론이 내 과거 의사결정과 사고 흐름의 패턴을 나 자신보다도 편향 없이 짚어낸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뒤로는 이를 메타 시간 사고를 더 효과적으로 만드는 데에 쓰기 시작했다.

내 LLM Wiki의 연결관계. isolated node는 raw 데이터다.

그래서 /journal이라는 스킬을 새로 만들었다. /socratic 과 같은 변증법적 방법론을 적용해 아침, 점심 먹은 후, 퇴근하기 전, 하루 세 번 호출한다. 아침에는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정제되지 않은 형태로 우선 나열한다. 그러면 Claude Code가 내 캘린더와 Linear task, Slack message를 읽어 빼먹었을 수도 있는 태스크를 짚어주고, 이전 journal들을 참고해(의욕만 앞서 한다고 해놓고 매번 못하는 걸 아프게 지적한다) 나를 비판한다. 이 과정에서 그냥 하고 싶은 것과 해야만 하는 것, 그리고 회사를 끌어가는 주요한 사람으로서 내가 병목이 되어 회사 전체의 흐름을 막고 서 있는 요소가 식별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아프게 떨어져 나간다.

이 블로그를 30분안에 쓰는거 할 수 있어? 라고 챌린지 했지만 나는 20분만에 끝냈다. 이런건 journal이 가중치를 업데이트하게 된다.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과 "실제로 병목이 해소되어 성과가 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점심에 한 번 더 점검함으로써 지금 내가 "스스로 열심히 잘하고 있다고 위로하는 데 불과한지", "체감은 적지만 주요 병목을 해소하며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인지"를 메타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된다. 저녁의 점검도 같은 결이다.

어쩌다 보니 내가 내 제품의 핵심 고객 페르소나가 되었다. 채용, 다음 제품 방향, 엔지니어링적으로 구현해내야 하는 인프라 책임처럼 굵직한 결정들을 둘러싼 발화 맥락이 티로에 그대로 텍스처로 담겨있기 때문이다. 내 journal에는 티로 MCP도 연결되어 있어서, 내가 계획한 것과, 내가 실제로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결정했는지의 차이를 날카롭게 깎아준다.

직감적으로는 와닿지 않는 이상한 일이다. 시간을 가장 잘 쓰는 방법은 시간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간을 쓰는 일을 계획하는데 시간을 더 쓰는 것이다. 행위의 질은 행위 그 자체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행위 직전, 행위에 대한 메타적 시선에서 결정된다. 결국 정렬(alignment) 문제는 AI든 사람이든 넘어야 하는 산이다.


참고로 티로는 MCP, API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곧 public하게 오픈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