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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名

正名
Photo by The Walters Art Museum / Unsplash

名不正則言不順, 言不順則事不成.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순하지 않고, 말이 순하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 공자, 『논어』

기원전 5세기, 공자의 제자 자로는 공자에게 위나라 정치를 맡으면 무엇을 먼저 하시겠냐고 물었다. 공자의 대답은 정명(正名), 즉 "반드시 이름을 바로잡겠다(必也正名乎)"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현실 문제는 철학 문제이고, 대부분의 철학 문제는 사물에 잘못된 이름을 붙이는 데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거리에서 마약을 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사람들을 "homeless people"이라 부르면, 그들이 마약을 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원인은 "집 없음"이 되고 해법은 "집 지어주기"가 된다. 우리가 경찰과 법원을 "justice system"이라 부르면, 범죄를 저지른 이에게 던지게 되는 질문은 "각 범죄자에게 어떤 처벌을 가하는 것이 정의로운가"가 된다. 이는 도덕의 영역이고 끝없는 논쟁의 영역이다.

같은 시스템을 "public safety system"이라 부르면 질문은 "이 사람이 같은 행동을 다시 할 가능성이 있는가."로 바뀌게 되고 논의는 주관적 도덕의 영역에서 측정할 수 있는 통계의 영역으로 이동한다. 정신질환을 가진 범죄자를 보자. 전자의 프레임에서 정신질환은 감경 사유지만, 후자의 프레임에서는 재범 위험을 높이는 가중 사유다.

공자의 정명론은 단순한 언어 위생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 정치 이론이다.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순하지 않고, 말이 순하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고, 결국 형벌마저 맞지 않게 된다.

이름은 기술(description)이 아니라 창조(creation)다. "homeless"라 부르는 순간 우리는 집을 짓기 시작하고, "justice"라 부르는 순간 도덕 논쟁에 빠진다. 이름이 렌즈를 결정하고, 렌즈가 세계를 결정한다. 인간은 세계를 표상으로서 바라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