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vons paradox
1865년 영국의 경제학자 제본스는 직관에 반하는 역설 하나를 발견했다. 와트의 증기기관이 발명된 이후로 사람들은 더 적은 석탄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같은 일에 대한 연료 효율이 높아졌으니 영국의 석탄 소비는 줄어야 했다. 그러나 와트의 특허가 등록된 1769년부터 한 세기 사이, 영국의 석탄 소비량은 오히려 열 배 넘게 늘었다. 효율이 수요를 만들어낸 것이다. 결과적으로 철도가 깔리고 제철이 산업화되고 해운이 재편되며 새로 만들어진 엔진의 숫자가 엔진당 절감분을 압도했다.
어떤 자원이든 사용 비용이 급격히 떨어지면 같은 패턴이 나타난다는 것이 제본스 역설의 핵심이다. 조명이 저렴해지자 인간은 밤을 정복했고 노동 시간은 더 길어졌다. 계산이 저렴해지자 우리는 정보경제를 세웠고, 그 경제는 이제 웬만한 국가보다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그리고 지금은 지식의 가격이 무너지고 있다.
어떤 자원의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가 폭증하는 동시에, 병목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이 두 번째 효과는 덜 직관적이라 자주 간과된다. 책이 비쌌을 때 학습의 병목은 책에 대한 접근 자체였다. 인쇄술이 그 제약을 풀자 병목은 문해력으로, 다음은 시간으로, 그 다음은 어느 자료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도로 옮겨갔다. 제약이 풀릴 때마다 그 뒤에 숨어 있던 다음 제약이 수면 위로 드러난다. 이제 인류가 맞이한 기술은 지금 자료를 찾고, 번역하고, 맥락을 잡아주는 '참조의 제약' 마저 풀어버렸다. 이제 병목은 가져온 자료로부터 새로운 통찰을 만들어내는 일로 이동했다.
저렴해진 밀의 시대에 인간의 소명은 빵을 굽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는 두려운 동시에 해방적이다. 자료가 부족해서, 시간이 없어서라는 변명이 더는 통하지 않기에 두렵고, 비로소 본질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기에 해방적이다. 인류는 그동안 많은 시간을 밀을 모으는 데 써왔다. 탈무드는 모든 학습자가 치두시를 생산해야 한다 말했지만, 텍스트를 찾는 데 평생이 걸렸기에 그것은 늘 소수 엘리트의 성취로 남았었다. 이젠 정말로 모두가 치두시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가치는 온전히 읽고 새로운 것을 볼 줄 아는 사람에게로 이동한다.